사랑해야 하는 딸들 / 요시나가 후미 / 단권
때는 2003년.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한창 만화에 빠져 살았던 때였다. 순정 만화 잡지인 '오후'의 창간 소식은 인터넷 만화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했다. 서문다미, 유시진, 이시영, 이빈 등 당대 최고의 순정만화가들을 모아 놓은 이 만화 잡지의 출간 소식은 정말 충격이었다. 많은 만화 팬들은 이 잡지의 창간 소식에 크게 고무되었었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첫 호는 생각 이상으로 좋았기 때문에, 격월간이라는 다소 먼 텀으로 발매되는 이 잡지를 발매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어떤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잡지는 딱 일 년(총 7호)간 발행되고 폐간되고 만다. 아마 한국 만화 시장의 축소로 예상보다 못한 수익이 나서 폐간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아쉬운 일이었다.
내가 이 잡지에서 본 만화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 보는 일본 만화가의 만화였다. 요시나가 후미의 '사랑해야 하는 딸들'의 첫 화를 본 순간 나는 이 만화를 좋아하게 됐다.
이미지 출처는 모두 구글
그리고 세 번째 에피소드인 주인공 유키코의 친구 사야카의 이야기를 읽는 순간 이 만화는 내 인생의 만화들 중 하나가 되었다.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작품 전체적으로도 전혀 군더더기 없는 최고의 연출과 진행을 보여주지만, 이 세 번째 에피소드만 따로 놓고 봐도 정말 좋다.
더불어 네 번째 에피소드는 최근 이슈가 된 페미니즘과 관련해 생각해보면, 이 작품의 이른 통찰력은 놀랍다.
다만 이 만화를 읽고 요시나가 후미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어 여러 개를 샀는데, 다 별로였다.(...그나마 서양골동양과자점은 좀 나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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