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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만화 감상] 순정 바로미터_산사

순정 바로미터 / 산사 / 1~60화(레진코믹스에서 완결)

 

 

중학교 때 미친듯이 만화에 빠져 지내기 시작할 때, 내가 가장 많이 읽었던 만화의 장르는 의외(?)로 순정이었다. 일본 순정 만화는 특유의 플롯이 존재하는데,(편집부와 편집자의 힘이 작가보다 강해 보이는 일본 만화는 굳이 순정이 아닌 대부분의 장르에도 중심에도 플롯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나는 그 플롯에 중독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일본 만화에 빠지는 사람들은 그 플롯에 빠지는 거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OOO같은 만화 없나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플롯에만 의존한 만화들은 금세 질리게 마련이다.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하고 완결했던 순정 바로미터 또한 그 시절의 순정만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오랜만에 읽는 정통(?) 순정만화라서 정말 즐겁게 읽었는데, 읽고 나서도 순정만화 특유의 '착함'과 '상쾌함'이 느껴져 좋았다.

 

 

 

물론 플롯이야기를 했지만, 이 만화는 그렇게까지 단순한 만화는 아니다. 작가 나름대로 풀어가고 싶은 이야기와 표현하고 싶은 주제들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60화 남짓한 분량의 한계(혹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짜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던지)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풀어내지 못한 것 같았다는 점이다.

 

비슷한 느낌의 '설레는 기분'이나 '치즈인더트랩'같은 웹툰의 경우는 조금 더 작가 자신의 개성이 마구마구 드러나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그런 것을 조금 더 감춘 것 같다. 그래서 더 상쾌할 수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어쨌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능성을 가진 작가임은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