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났습니다요 / 무라카미 다케오 / 단권(완)
나름대로 30년이 넘게 인생을 살아오다보니 이따금씩 부고나 투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다. 다행히도 아직은 엄청나게 가까운 사람이 큰 병에 걸렸거나 죽는 것을 본 경험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친척이나 친구의 가족 등에서는 투병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어두워졌다. 병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무라카미 다케오 작가의 '죽다 살아났습니다요'는 작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넌픽션의 자전적 만화다. 작가는 프리랜서 그림 작가로 일하며 과로와 무리를 반복하고 건강에 신경쓰지 않다가 집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의 어머니에 의해 발견이 되어 병원으로 옮겨지긴 했는데, 다양한 합병증으로(영양실조, 당뇨에 뇌도 붓고, 하여튼 다양한 병이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거의 '죽다 살아났다'고 한다.
이게 과언이 아닌 게, 살아난 것만 해도 기적이었는 지라 그 뒤로 병원에서 거의 1~2년(정확히 기억이 안남)간 입원해 투병 및 재활 치료를 했다고 한다. 얼마나 심각했냐면 뇌가 부어서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을 잃거나, 환각을 보기도 하고, 언어 관련 부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제대로 된 말을 하지도 못했었다고 한다.
어쨌건 나름대로 노력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 준 결과 어느 정도 건강을 찾게 되었는데, 그 뒤로 다시 자신의 투병 체험을 그림을 그려 픽시브(그림을 올리는 개인 SNS)에 올렸는데, 그게 큰 화제가 되어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작품 자체는 무척 담백하다. 그림도 담백하고, 투병 체험도 담백하고, 그 과정에 대한 묘사도 아주 담백했다. 아마 이것은 당사자의 이야기였기 때문일 거다.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면 결코 이렇게 담담하게 그려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작품 내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작품 자체가 짧고 잘 그려냈기 때문에 별다른 말을 할 이유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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