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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만화 감상]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_아오노 슌주

아직 최선을 하다지 않았을 뿐 / 아오노 슌주 / 1~5(완)

 

 

얼마 전 무언가 프로그램을 보다 15년 전쯤 시민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흥미로웠던 것은 그 영상 속에서 사람들은 '옛날 말'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옛날 말'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고 어조와 세기 등이 지금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이었다. 물론 언어야 변하는 것이긴 하지만, 단 15년만에도 그토록 많이 바뀔 수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세상이 바뀌면서 변하는 것은 언어뿐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요즘 점점 사회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고 갑갑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만큼 사는 게 팍팍해지는 것 같다.

 

 

 

이런 건 예술 작품 속의 분위기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길을 가다 돌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15년, 20년 전에 우리를 위로하는 만화는, 조용히 우리를 일으켜 세워준 후 우리의 등을 토닥이는 따듯한 만화들이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를 위로하는 만화는 같이 넘어져 바닥을 뒹굴어 주는, 웃기지만 고마운 만화인 것 같다. 속된 말로 함께 '쪽팔려 주는' 만화인 것이다.

 

어떤 만화가 더 좋은 만화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감성에는 이런 만화들이 더 잘 어울리는 게 사실이다. 막연히 낙관론만을 펼칠 수는 없는 세대인 거다. 어쨌건 그래서 나도 이렇게 '내가 사는 게 힘든 건 다 세상 때문이다'라는 글을 멋들어지게 쓸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