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방

[만화 감상] 엠마_모리 카오루

엠마 / 모리 카오루 / 1~10(완)

 

 

모리 카오루의 '엠마'는 사실 굉장히 뻔뻔한 만화다. 이 만화는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을 단순히 만화로 치환한 듯한 클리셰 범벅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작품의 완성도도 다소 부족하다. 구성이 엉성하며(1~7권에서 본 에피소드(엠마와 윌리엄)가 마무리되지만, 어쩐지 에필로그마냥 뒤에 3권이 더 이어진다. 에필로그는 아무리 봐도 길고 긴 사족 이상은 못된다.)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의 고증과 메이드 의상에 대한 장인급의 작화 실력만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이야기에 비해 그림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것은 이 만화가 분명히 매력적이다는 것이다. 너무 뻔하고 통속적인 플롯을 사용해 당황스러울 정도지만, 그 속에 인물들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 작가가 가진 힘이다. 그리고 모리 카오루는 자신의 후속작 '신부이야기'를 통해 그 능력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

 

인물들이 매력적이라는 것만큼 만화에 좋은 요소는 없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와 토리야마 아키라는 언젠가 사라질지 몰라도, 강백호와 손오공은 분명히 계속 남을 것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 가득 등장하기 때문에, 나는 이 만화를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