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스에노부 케이코 / 1~20
종종 하는 생각 중 하나가 초/중/고 생활을 큰 문제나 사건 없이 해냈다는 게 새삼 다행이었다는 것이다. 특정 누군가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한 적도 없고, 큰 사고를 친 적도 없다. 공부를 잘하지도, 사고를 치지도 않는 나는 선생님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 중 하나였다.
그런 나에게도 싸움을 한 경험이 몇 번 있다. 사실 싸움이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맞은 적이 몇 번 있는데,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그만큼 폭력이라는 것은 피해자에게는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다.
'옛날엔~'을 입에 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말들 중 이런 게 있다. '옛날에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 요즘은 같은 반 친구들끼리 따돌림을 시키는 일이 있다, 내가 다닐 땐 그런 게 없이 다들 친하게 지냈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한가하게 지껄이는 인간들은 '운 좋게' 그런 피해자가 되지 않았을 뿐이란 생각을 한다.
왕따(이지메)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그런 일들은 사실은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분명 있던 일이다. 우리 때도 지금과 다를 게 없었다. 덩치가 작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주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리고 나는 운이 좋게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았었지만, 철저한 방관자에 불과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쨌건 나는 이런 테마를 가진 창작물을 접할 때는 어느 정도 편한 마음 가짐을 가지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만화가 가진 가장 좋은 점은, 작가가 그런 '피해자'들을 최대한 배려하며 만화를 그렸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결국은 가해자도 포용한다는 점은 별로지만)
'만화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화 감상] 크로스 게임_아다치 미츠루 (0) | 2017.02.05 |
---|---|
[만화 감상] 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_YOKO (0) | 2017.02.02 |
[만화 감상] 3월의 라이온_우미노 치카 (0) | 2017.01.30 |
[만화 감상] 소라의 날개_히나타 타케시 (0) | 2017.01.24 |
[만화 감상] 죽다 살아났습니다요_무라카미 다케오 (0) | 2017.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