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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만화 감상] 피스_아시하라 히나코

피스 아시하라 히나코 / 1~10권(완)

 

 

'피스'는 순정만화이지만, 시작부터 등장인물의 죽음이라는 미스터리의 장르적 장치를 가져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 작품이 주목하는 것은 한 인물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와중에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상이다. 그리고 그 인간상은 대부분 어딘가 비틀어져 있다.

 

그나마 '제대로 된' 사람 격인 '타카시'와 '마도카'는 작중 비중이 크지 않은데, 사실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사람 같은 건 현실에는 없다. 누구나 비틀어진 부분이 있는데, 이 작품은 그 부분에 깊게 주목하고 있다.

 

 

 

그런 독특한 점들이 이 만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호의적으로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그건 마지막 회를 읽기 전까지였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좋은 만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 회에서 나오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 막장 전개에 맥이 탁 풀렸다.

 

최소한의 복선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작품이 10권 내내 말하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갑자기 결말로 내세우면 설득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는 '현실은 운명이나그런 거 다 없고, 그냥 X같은 거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결국은 마지막회를 보고 맥이 탁 풀리던 기억만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