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감상] 제트맨_카츠라 마사카즈

제트맨 / 카츠라 마사카즈 / 1~20권(시즌1 완)

 

 

중학교 때 반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만화 중 하나는 카츠라 마사카즈의 '아이즈'였다. 그건 철저히 미소녀 작화의 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훌륭한 그림 실력 덕분이었는데, 당시 나는 그냥 그 만화를 '서비스컷 많은 야한 만화'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다시 보게 된 아이즈는 단순히 그림체만 예쁜 만화는 아니었다. 순정만화적 틀을 빌려 쓴 남성향 연애만화로서는 거의 완성형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좋은 만화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츠라 마사카즈가 진정 원해서 '아이즈'같은 작품을 그렸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전영소녀'와 '아이즈' 모두 작가는 원하지 않았지만, 편집부에서 강력히 원해서 그렸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아마 카츠라 마사카즈가 진정 그리길 원했던 만화는 '제트맨'과 같은 어두운 SF만화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제트맨'의 초반 몰입도는 대단하다. 비밀을 가진 주인공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 그리고 그것들을 완벽히 표현해 내는 작화력과 연출력까지. 하지만 이 만화의 진정한 재미는 초반뿐이다.

 

 

이 만화는 후반에 갈수록 작가가 스스로 벌여놓은 이야기를 주워담지 못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래서 후반에 갈수록 전개가 느려지고,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대체 어떤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이렇게까지 빙빙 도는지 모르겠다. 어쨌건 시즌1은 다 보긴 했지만, 이 만화만큼 시즌2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 만화가 있을지 모르겠다.